<편지_인생작업>은 매일 1,2장의 편지 만드는 작가의 평생에 걸친 진행형 작업이다. 반투명한 실크 천과 얇은 종이로 만들어진 <편지>는 작업이 시작된 2007년 이래로 15년 동안 켜켜이 쌓여왔고, 2019년 말에 10,000장이 완성되면서 그만큼의 시간의 무게에 도달했다. 앞으로도 <편지>는 평생을 걸쳐 반복적인 리듬으로 조용한 결을 만들어내며 쌓여갈 것이다. 그러나 어느 시점에 이르러 <편지>가 더 이상 시간의 무게를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쌓이고 ‘임계점’에 다다르면 어느 시점에 익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발송되어 흩어지도록 계획되어있다. 모든 존재의 의미가 그것의 사라짐으로써 온전해 지는 것처럼, 작품 <편지>도 사라짐에 도달함으로서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.